2009년 10월 19일
어렵지는 않다, 깊이는 있다, 디스트릭트 9

요즘 만나는 모든 이에게 디스트릭트 9을 보라고 추천을 하고 다닌다.
일단 봐라, 이 영화 진짜다. 일단 날 믿고 봐라.
안타까운 건 나한테 낚였던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믿질 않는다.
그동안은 보지 않은 영화를 추천해서 그렇고,
이건 보고 추천하는 영화라고 말해도, 다들 안 믿는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나야 워낙 SF를 좋아하니까, 어차피 꼭 볼 영화였지만,
디스트릭스 9, 이렇게 사람을 놀래킬 줄은 정말 몰랐다.
짜디짠 제작비로 만들어낸 영상이 꽤나 화려했다는 것도 놀랄 일이요,
궁금증을 유발하면서도 거침없이 진행되는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 라인 또한 놀랄 일이요,
그리고 가장 감탄+경탄+환호를 보내는 점은...
"할리우드 영화 공식의 탈피 +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으면서 깊이 있는 주제"이다.
할리우드 영화는 일정한 공식이 있다.
이 공식은 비단 할리우드뿐 아니라 왠만한 액션이 들어가는 영화에는 거진 다 통용된다.
일단 잘생긴 배우가 나온다.
이 배우가 악당 내지는 힘든 상황으로 고생한다.
하지만 언제나 멋진 사고방식을 가진 이 멋진 배우는 멋진 액션으로 적을 물리치고 상황을 극복한다.
예쁜 여배우와 찐한 키스를 나누며 상황 종료!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주인공은 구질구질하고 찌질찌질하다.
그렇지만 외계인과 동화되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인식을 보인다.
그럼에도 주인공은 자신을 도와준 외계인을 폭행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여전히 인간임을 보여 준다.
이 영화에서 인간들은 외계인을 핍박하는 나쁜 놈들이고, 외계인이 착한 편이다.
이 착한 외계인들을 꽤 추악하다고 할 만한 형상으로 만듦으로써, 주제를 한층 더 잘 나타냈다.
그렇다. 주제!
주제 또한 최고다.
아이들이라고 해도 알아들을 만한 주제, 그치만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
여전히 우리 사회에 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을 SF라는 장르에 자연스럽게(이게 포인트!) 녹여 냈다.
80년대에 블레이드 러너, 90년대에 매트릭스라면, 2000년대에는 디스트릭스 9이 아닌가 싶다.
이 영화를 뛰어넘는 영화는, 아마 또 10년은 기다려야 나오지 않을까.
이 영화는 정말, 자세히 얘기할 필요가 없는 영화다.
일단 보자.
# by | 2009/10/19 19:46 | 허섭한영화리뷰 | 트랙백 | 덧글(8)






